하와이 검은 모래

검정치마

그대가 가고 싶은 섬 나는 못 가요
알다시피 내 지은 죄가 오늘도 무겁네요
우리가 알던 그 장소는 무덤이 되었겠죠
추억을 고이 덮은 채 무궁화가 한가득
태평양 저 멀리 피었네

그대가 가고 싶은 섬 나는 못 가요
보다시피 내 발은 여기 아직 묶여있어요
우리가 듣던 그 파도는 돌아오지 않아요
손잡고 걷던 밤바다 검은 모래 위엔
부서진 유리만 남았네

오, 작년의 그늘이 나를 따라와요
드디어 내 그림자가 되려나 봐요
하지만 한 줌 햇살도 나는 못 가져가요
내 방은 작은 공기도 움직이지 않는 걸요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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