2020 월간 윤종신 7월호 - 기분

윤종신

다가올 계절이 내겐 너무 벅차 보였어
빈틈없이 채운 우리 추억 피하기엔
무심한 시간은 어떡하든 나를 데려가
혼자라는 계절의 나름 매력 속에
고마웠어 다른데 하나 되려 했던 두 사람
누군간 자기 걸 포기했어
사랑은 거기에 사랑은 한동안
머물던 아련한 동네 같아
이젠 계절을 한껏 즐길 수 있겠어
또다시 사랑 찾아올 것만 같아
아니 어느새 가까이 온 지도 몰라
그냥 느낌이야
알아주지 않아도
이 기분이 좋아
발길이 닿으면 무슨 일이 생길 것 같아
마주치면 왠지 날 좋아할 것만 같아
왜 그랬나 몰라 그렇게나 미워했던 사람
그럴 수도 있는 건데 미안해요
예민했어 꼭 누구 탓을 찾아 헤매던 시절
못났던 날 감추려 했었던
미움은 거기에 원망은 한동안
머물던 고약한 동네 같아
이젠 계절을 한껏 즐길 수 있겠어
또다시 사랑 찾아올 것만 같아
아니 어느새 가까이 온 지도 몰라
그냥 느낌이야
알아주지 않아도
이 기분이 좋아
몰라 지금의 기분 지금뿐이라도
또다시 힘든 시간이 올지라도
몰라 다시는 안 올지도 모를 이 기분
날 내버려 둬
멀리 보지 않을래
이 기분이 좋아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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