2012 월간 윤종신 4월호 - 나른한 이별

윤종신

봄이라서 다행이야 봄이라서 꽃들이 피어서 다행이야
이별 뒤 햇빛 커피 테라스 나른한 눈물

봄이라서 다행이야 봄이라서 포근한 바람이 다행이야
떠난 놈 덜 꺼진 담배연기 매워서 눈물

나의 치마 색 보다 더 밝았던 녀석 옷에
미련은 가벼워 추억은 저 멀리
우리 이별을 나른했던 봄으로 정한 너에게 참 고마워

봄이라서 다행이야 봄이라서 걷기 좋아서 다행이야
거리 가판대 물건 더이상 고르지 않아

봄이라서 맘에 걸려 봄이라서 너 꽃가루 재채기 때문에
침튀던 그 재채기 더 이상 안봐서 좋아

나의 치마 색 보다 더 밝았던 녀석 옷에
미련은 가벼워 추억은 저 멀리
우리 이별을 나른했던 봄으로 정한 너에게 참 고마워

늘 하던 운동은 계속해 배까지 나오면 끝이야
눈치 없어도 내 맘 몰라도 변치 않을 것 같던
너를 믿었던 바이 바이 굿바이

봄이라서 다행이야 봄이라서 꽃들이 피어서 다행이야
이별 뒤 햇빛 커피 테라스 나른한 눈물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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