hannajyi ggum

박지환

낮게 드리운 구름
날을 세우고 관통하는
찬란한 햇빛
나도 모르게 내민
손은 길을 잃어버린 채
의미를 찾아
다시 피어나지 못할 불꽃에
맞이하지 못한 날을 맡기고
또 하나둘씩 타오르는 하루
다가오던 내일은 헤매이다 잠에 들고
사라지는 밤을 붙잡고
이젠 돌이킬 수 없는 꿈이 두려워진다면
눈을 감을 차례
돌진하는 열차와
이름을 부르는 음성은
갈라져가고
뒤를 돌아보지만
희미하게 사라져가는
잊혀진 얼굴
어느샌가 사그라든 불꽃에
맞이하지 못한 날을 맡기고
또 꺼져가는 한낮에 잠들면
다가오던 내일은 헤매이다 떠나가고
사라지는 밤을 붙잡고
이젠 돌이킬 수 없는 꿈이 두려워진다면
눈을 감을 차례
흐릿해져 가는
마주 봤던 거울
닦아내어 보면
번져버린 채 흉하게 칠해진 사랑
다가오던 내일은 순간으로 멈춰 서고
떠오르는 해가 된다면
영원으로 질주하는 꿈이 두려워졌을 때
고개를 들 차례
하늘을 보아야 해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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